Chapter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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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끔찍한폭발음이들렸을테지만배려심넘치는릴리스는보호막을소리도막을수있게변환시켰다.
덕분에나는귀를보호할수있었다.
…저둘은아닌것같지만.
광선을직격으로맞은총장님과히프노스의앞에는반파된보호막이간신히버티고서있었다.
다만총장님은얼굴을찡그리며한손으로귀를막고있었다.
겉으로는크게다치지않은그모습에릴리스의도끼눈이더날카로워졌다.
우우웅
다시금광선이모이려던그때,히프노스가갈라진목소리로외쳤다.
“그만!여기서멈춰야해릴리스!”
“닥쳐.너희들이자초한거야.감히아서를납치해?죽고싶어서환장한거지?”
뒤로갈수록잔잔하던릴리스의목소리는격양되며거칠어졌다.
모인기운이불안하게요동치던그때.
“노덴스가눈치챈단말이다!!”
움찔
릴리스의오라가주춤하며움직임이느려졌다.
모이던검은기운도허공에흩어졌다.
그모습에히프노스는보호막을치웠다.
“후우…이제야대화가가능하겠군.”
“대화?누가어울려준대?”
릴리스는날선말을내뱉으며내가있는철창으로다가왔다.
그녀의손짓에철장이박살나사방으로날아가버리고동시에릴리스가내게달려와안겼다.
“아서!”
“…릴리스.”
“어디다친곳은없어?저놈들이너한테무슨짓을한거야?내가얼마나걱정했는지알아?”
다다다말을쏟아내는릴리스의두눈에는순수한걱정의감정만이새겨져있었다.
아마나를구하기위해단박에날아온것일테지.
그따뜻한마음에절로미소가지어진다.
“저는괜찮아요릴리스.”
내몸을이리저리더듬으며살핀릴리스는정말로다친곳이없다는것을깨닫고는안도의한숨을내쉬었다.
그리고그런릴리스의모습을바라보는두시선.
“…저게릴리스라고?분명냉랭하고가학적인성격이라고하지않았어?”
“…나도지금어이가없으니까묻지말아줄래.”
그중얼거림을들었는지,릴리스가차가운시선을둘에게로보냈다.
“이게뭐하는짓이야.”
그러자히프노스가한숨을내쉬며앞으로나섰다.
“우리의입장에서도한번생각해주면안될까?이행성은우리의영역이야.예고도없이나타나다니.이건엄연한침략이라고.”
영역?침략?
대충감이잡혔다.
본인들땅에갑자기적군이나타났으니이건합당한이유에서행한행위다이거지.
하지만침략이라고?
“릴리스는딱히공격을하지는않았잖아요?”
그러나히프노스는고개를저었다.
그리고그가말한이름은너무도익숙한것이었다.
“루이스골드썬.”
“루이스?걔가왜….”
문득레티와했던대화가떠올랐다.
나와함께모습을감췄다는루이스….설마..?!
릴리스는나를보지않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죽이진않았잖아.”
그러자총장님이끼어들었다.
“그래,죽이지는않았지.하지만죽음보다더끔찍한벌을내렸어.설사,변비,위궤양,탈모,발기부전,심지어는요로결석까지.하나같이끔찍한고통을맛보게하는저주들이야.거기에다가불사의저주까지내려서스스로목숨을끊지도못하게막았어.”
총장님의입에서단어가하나하나나올때마다내입이단계적으로벌어졌다.
그의말대로전부끔찍한저주였다.
인생을완전히끝장낸거나다름없었다.
“그놈은아서를죽이려했어.”
‘…역시나를찌른범인은루이스였구나.’
릴리스의말에나는추측을확신으로끌어올릴수있었다.
“그래,그건알고있어.너의계약자가심각하게다친상황이니제정신이아니었겠지.하지만말야,만약전세계의모든인간들이저아이를죽이려한다면어쩔거지?”
릴리스는뭘당연한것을묻느냐는듯바로대답했다.
“전부죽여서라도아서를지킬거야.”
“이봐!”
“뭐,어디한번해보게?”
총장님의손에서빛이나타나자릴리스의오라가곧장반응한다.
덩치를불린검붉은기운이날카롭게버려졌다.
서로를향해맹렬히적의를불태우던그때.
“릴리스!”
내가둘사이를가로막았다.
“아서?어째서….”
나는당황한릴리스를품에안았다.
그러자릴리에게서흘러나오던검붉은오라가단박에가라앉았다.
살짝까치발을들어릴리스의귓가에입을댄나는말했다.
“죽이면안돼요.”
“하지만-”
“안돼요.”
내목소리에담긴고집을알아챈것일까,릴리스는입을꾹다물었다.
나는 고개를돌려총장님을바라봤다.
“거래를해요.”
“뭐?”
“저희를내버려두세요.”
“말도안되는소리.아우터갓이얼마나끔찍한존재들인지알고나있-”
“알아요.저도네크로노미콘을읽었는데,아우터갓이뭔지도모르겠어요?”
사실제대로읽지는않았지만.
품에서릴리스가움찔하는것이느껴졌으나일단은모른척하기로했다.
“저는다른인간들을해치고싶지않아요.그리고이런제마음을릴리스는존중해줄거예요.그렇죠릴리스?”
이에릴리스는천천히고개를끄덕였다.
“릴리스가루이스를공격한건루이스가먼저저를죽이려했기때문이예요.그리고제가예전에말했던불살의약속도지켜주었고요.”
물론예상보다좀거친방법이긴했지만…
히프노스가대화에끼어들었다.
“좋아,평화협정을맺자는말이군.그럼우리가해야할건?”
“그쪽에서도저희를공격하지말아주세요.특히노덴스에게는절대우리의위치를알리지마시고요.”
히프노스는내말을얌전히듣더니총장님을바라봤다.
“난찬성.”
“히프노스!”
“생각해봐.만약우리가여기서끝까지해버린다면어떻게되겠어.릴리스의뒤에누가있는지모르는건아니지?”
히프노스의말에총장님의얼굴이엉망진창으로일그러졌다.
항상웃고있던그얼굴이저렇게되자감회가새로웠다.
“그가나서게된다면그건바로전쟁으로이어질거야.아우터갓과엘더갓.또다시차원규모로전쟁이번질거라고.그전쟁은누가이기던지간에양측모두큰피해를입게될거야.누구도이득을볼수없는상황이라고.”
“하지만니알….기어드는혼돈과릴리스의사이는딱히좋지않다고들었는데.”
“그래도명분으로삼기에는부족함없어.”
내가생각한것도동일했다.
듣자하니릴리스의아버지,네크로노미콘에서읽은바로는니알라토텝이라는존재는아우터갓사이에서상당한영향력을행사하는모양이다.
그의딸인릴리스를건드리면곧장전쟁이터질수도있고.
아우터갓과엘더갓.
자세히는모르지만두집단모두외신으로이루어져있으며각각이우주를초월한존재들이라한다.
그런존재들이전쟁을벌인다?
이행성은고사하고은하가통째로날아가버릴거다.
전쟁과평화.
둘사이에서저울질을하는데다른쪽을고를존재가있을까?
혹시라도전투에미친광인들이있을지는모르겠지만,다행히총장님은그런사람이아닌모양이다.
“…쯧,어쩔수없군.그렇다면계약을하지.말로만하면누가어떻게어길줄알고.”
히프노스와총장님이앞으로나서고릴리스를쳐다보았다.
릴리스는나를품에안은채로미간을찌푸리며고민하고있었다.
“릴리스.”
내가이름을부르자그제서야내게시선을주었다.
“릴리스가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돼요.”
내 말에 릴리스의 눈이 커졌다.
릴리스도내말이정답인걸알고있을것이다.
고민을하는이유는아마자존심때문이겠지.
나는 이 거래로 편해지는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릴리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싶었다.
이내릴리스는고개를끄덕였다.
“좋아.잠깐만기다려.”
그러더니릴리스를몸을반바퀴돌려자신의몸으로나와두사람사이를막아섰다.
그리고.
“우읍?!”
곧장내게입을맞춰왔다.
쪼옥!
빠르게끝난입맞춤이지만거기에담겨진열기때문에다리가후들거렸다.
“기다리고있어.금방끝날거야.”
그렇게속삭인릴리스는두사람에게로다가갔다.
총장님이떨떠름한표정으로릴리스에게질문을던졌다.
“저아이와는무슨관계지?”
“사랑하는사이.”
즉답이었다.
히프노스가얼빠진표정으로나와릴리스를번갈아바라보았다.
“…그렇군.”
총장님도만만치않게얼빠진표정이었다.
이때릴리스가입을열었다.
“계약조건을정확히명시해.수작이라도부리면그즉시-”
“우리도알고있어.계약은명확해야지.그럼,그럼.”
히프노스가손짓하자허공에반투명한양피지가나타났다.
“나,엘더갓히프노스는결코릴리스와아서…..잠깐.”
말을중간에멈춘히프노스가나를바라보았다.
“혹시성씨가있니?”
“아뇨….있을지도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지금은없다는거군.그거면됐어.”
히프노스는마저말을이었다.
“결코릴리스와아서의신변을건드리지않는다.”
“또한그들의정체와위치를다른이에게는일절발설하지않는다.”
히프노스가한말은허공에있는양피지에그대로적혀졌다.
이어서총장님이입을열었다.
“나,아서카펜덜은결코릴-”
“잠깐.”
릴리스가총장님의말을끊었다.
“뭐지?”
“진명을말해라.그건진짜이름이아니잖아.”
“이게진명이다만.”
“헛소리.어딜빠져나갈구멍을만들려고.”
“뭐야?”
순식간에거칠어진둘사이로히프노스가끼어들었다.
“자자,둘모두진정좀해.릴리스,미안하지만이친구는자신의본래이름을버렸어.지금은저이름이맞아.”
“나중에말을바꾸기라도하면어떡하라고?”
“그럴일은없어.이름을버린것또한계약이따른맹세니까.”
릴리스는전혀만족하지못한표정이었지만 계약이라는 말에 결국넘어가 주었다.
총장님의선언이끝났다.
다음은릴리스의차례였다.
“나,아우터갓릴리스는계약에의거하여인간을해치지않겠다.”
잠시말을멈춘릴리스는무언가를고민하더니이어서말했다.
“단,이맹세는나의계약자아서가다치지않는선에만해당한다.”
그러자총장님이발끈하며나섰다.
“이봐!그런조건을달겠다는말은없었잖아!”
“그럼아서가다치는데가만히지켜만보라고?이조건없으면계약은없어.전쟁해보든가.”
아무래도주도권은이쪽에있는모양이다.
하긴방금전까지만해도이둘을몰아붙힌릴리스다.
노덴스에게들킨다는제약만없으면당장에라도둘을없애버릴수있으리라.
결국총장님은조건을넣는데에동의했다.
히프노스는계약자의안전을생각하는건당연하다면서흔쾌히동의했고.
계약이체결되자양피지가빛무리와함께사라졌다.
“이제됐지?”
릴리스의물음에히프노스가고개를끄덕였다.
“그래.이제가봐도좋아.”
그말을기다렸다는듯이내게다가온릴리스는나를번쩍들어올려아기처럼품에안았다.
릴리스는자신이폭발시킨벽너머로걸어갔다.
나는얼굴만빼꼼내밀어감옥에남아있는두사람을바라보았다.
그들은무슨표정을지어야할지스스로도모르는것같았다.
공간이일그러지며눈을깜빡이는찰나만에나는아카데미공원으로돌아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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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와릴리스가나간 뒤,
적막한 공기가 감옥을 채웠다.
파괴의 흔적이 남아 엉망진창인 공간에두사람이남아있었다.
“…이제어떡하지?”
총장의물음에히프노스는어깨를으쓱해보였다.
“어쩌긴뭘어째.계약대로해야지.”
총장은자신의콧잔등을짚으며주루룩바닥에주저앉았다.
“…아우터갓이라니.그것도니알라토텝의딸,릴리스….운명도참거지같군.”
“그런거에의미두지말어.애초에릴리스와니알라토텝이사이가나쁜건모두가아는사실이잖아.”
“그래도본질은같겠지.사람들의생명력을빨아먹다니….애초부터마음에안들었어.그런존재가앞으로 아카데미를돌아다닐거라니….상상만해도 피곤하군.”
히프노스는그주제로말하기를관뒀다.
그의친구가니알라토텝에게가진적의가얼마나큰지잘알고있었기때문이다.
대신에주제를바꾸기로했다.
“그아서라는친구.그친구는뭐하는애일까?난릴리스가인간을그런눈으로바라보는건처음봤어.”
같은드림랜드의신으로써히프노스는종종릴리스와마주치곤했다.
인간을한낱먹잇감내지장난감으로만생각하던그릴리스가….
‘도대체무슨변화가있던거지?’
어쩌면그아서라는인간이원인일수도있을것같았다.
“이름아서.아카데미재학생.평민이지만후원자의도움으로시험을쳤고뛰어난필기점수로입학.마력이0인특이체질.이정도가내가알고있는전부다.”
“하나추가해야겠지.‘릴리스의연인겸계약자’라고.”
“끄응….”
총장은미간을와그작와그작찌그러뜨렸다.
누가봐도심기가불편한표정.
히프노스는그나마희망적인이야기를해보자했다.
“이봐그래도이계약에는나름좋은점도있다구.”
“…뭐지?”
“네가그렇게찾아다니던예언.과연릴리스가모를까?”
히프노스의말이떨어지기가무섭게총장이자리에서벌떡일어났다.
“그래!니알라토텝그빌어먹을자식의딸이그예언을모를리가없지.”
“운명이란….네크로노미콘으로알아내려고했는데더정확한정보를얻을수단이생겨버렸구만.이걸전화위복이라고하던가?”
히프노스의너스레에총장은고개를천천히끄덕였다.
“운명이란….”
총장은릴리스와친해지기는무리라는사실을잘알고있었다.
애초에본인부터가친해지기싫었으며,친해진다고한들그런중요한정보를알려줄리가만무하니까.
그렇다면남은방법은하나.
그의머릿속에는아서라는이름의학생과접촉할수많은방법이떠오르고있었다.
그러다문득,떠오른아서의얼굴과누군가의얼굴이겹쳐졌다.
‘회색머리에회색눈,거기다가아서라는이름이라…..’
누군가를떠올리자아련해진총장이지만애써머릿속에서그얼굴을지웠다.
‘설마.저런외모의사람들이한둘인것도아니고….우연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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