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97



이른아침.

몽롱한정신으로아침을맞이한나는멍하니천장을바라보았다.

끔벅끔벅눈꺼풀을열었다가닫았다가를반복하던나는문득왼쪽몸에무게감이느껴지는것을깨달았다.

고개를돌려왼쪽을바라보자반쯤내위에올라와있는릴리스가보였다.

왼팔을내가슴위에,왼다리와허벅지를내하반신위에올려둔기묘한자세로곤히잠들어있는릴리스.

자면서도팔에힘이들어가있는것이,나를놓아주지않겠다는의지가보이는듯했다.

‘…화장실가야하는데.’

이렇게꼭붙들고있어서야일어나지도못하겠다.

결국릴리스를먼저깨워야했다.

늘그랬듯이입맞춤으로릴리스를깨우려던나는그녀의입술을보고몸을굳혔다.

촉촉하고부드러운,보기만해도입을맞추고싶은예쁜진홍색입술을보자어제의일이단편적으로떠올랐다.

의자에포박당한채저입술로…

‘선은안넘도록 노력해볼게.그러니까…’

‘잔뜩사랑하자…♥’

귓가를어지럽히는야릇한목소리.

그기억을떠올리자얼굴이화끈하게달아올랐다.

양손을묶어버리고일방적으로당하기만했다.

그렇게생각하니조금은…

아주조금은괘씸하다는생각이들었다.

꼼짝도못하는상태에서당하는기분은…

……

솔직히좋긴했지만그래도억울한것은어쩔수없었다.

나만손해본느낌이랄까…

“어제는진짜너무하셨어요,릴리스.”

나는천천히다가가릴리스의입술바로앞까지갔다.

그리고키스를하는대신릴리스의탐스러운아랫입술을살짝깨물었다.

혹시라도다칠까깨문다기보다그냥양입술로잡은것에가까웠지만…

그러자몸을몇번꿈틀거리는릴리스.

“으음…”

그런릴리스가귀엽긴했으나,아직내억울함은풀어지지않았다.

어떡하면이마음이풀어질까잠시고민한나는…

‘…이래도되려나?’

우선자세를살짝바꿨다.

평소에잘때처럼서로를꼭껴안는자세로바꾼나는릴리스의허리에얹어진손을살짝내렸다.

골반을지나더아래로내려가자풍만한언덕이이어졌다.

동시에심장이미치도록쿵쾅거리기시작했다.

릴리스의드레스자락이쓸리며거친질감,그리고손에착감기는감촉에머리가어지러웠다.

심장소리만으로릴리스를깨울수도있을것같았다.

‘이,이제라도그만둬야하나?’

손을떼고평소처럼키스로아침을시작하는것도나쁘지않을것이다.

하지만…

‘먼저선을넘은건릴리스니까…’

긴장감으로속이울렁거렸지만,나는결심을내렸다.

스윽-

커다란복숭아같은언덕의가장높은지점에손을올린나는,

찰싹!

“히약?!!”

찰진소리와함께릴리스의몸이크게경련했다.

눈을번쩍뜬릴리스가당황한목소리로어버버거렸다.

“에,에?아서?방금뭐…에?”

릴리스의반응과는별개로나또한정신이없었다.

‘무,무슨감촉이…?’

손아귀를가득채우는튼실한덩어리.

손이저절로달라붙은것같은찰진감각이미칠것같았다.

“아,아서…?”

나를부르는릴리스의목소리에간신히고개를들수있었고,릴리스의얼굴을마주보자…

‘맙소사…내가무슨짓을저지른거지?’

머릿속을가득채우던음습한감정이빠져나가며부끄러움이밀려들어왔다.

부끄러움에안면이뜨겁게달궈졌고나는재빠르게결단을내렸다.

“화,화장실좀다녀오겠습니다하!”

긴장한나머지발음까지날려버리며침대에서빠져나온나는우다다화장실로뛰어갔다.

화장실에들어가문을닫은나는다리가풀려바닥에털썩주저앉고말았다.

“으으…”

두손으로얼굴을감싼나는속으로욕을내뱉었다.

‘바보!멍청이!정신이나간거야?거기서왜릴리스의…그…그곳을때리고있어!’

잠에서막깨서정신이없었다고한들그런짓을해버리다니…

부끄러움과동시에죄책감도몰려왔다.

진심으로당황한듯한릴리스의반응이눈앞에아른거리는것같았다.

거기에더하여죄책감을가중시키는것은…아직도손아귀에서느껴지는그감촉이잊혀지지않는다는것이다.

그찰진감촉을떠올리자얼굴이뜨거워지는것같았다.

찬물을튼나는그대로얼굴을세면대에박았다.

‘릴리스가나를어떻게생각할까…’

이대로코박고삶을마감하는것도나쁘지않겠다고생각했다.

—-

한편,침대에서벗어나지못한릴리스.

그녀는얼떨떨한기분에멍하니화장실문을바라보았다.

“……에?”

릴리스는방금전일을돌이켜보았다.

사실아서가깨어나기전부터이미잠에서깬릴리스는오늘이아서가깨워줄차례인것을깨닫고자는척을하고있었다.

애초에거의모든아침마다릴리스는아서보다먼저일어났다.

밤의여신이라는이명이따라붙는그녀답게깊은잠에빠진다고해도마음만먹으면순식간에일어날수있었다.

때문에아서가일어나기전까지그의잠든얼굴을관찰하는게취미가된그녀는오늘도행복한마음으로아서를관찰하고있었다.

특히어제의일을생각하자절로헤실헤실미소가흘러나오는릴리스였다.

‘어제는정말굉장했지…’

에이본의조언이나름대로도움이된것같았다.

그의손녀인카리사에게가능한한잘대해주기로마음먹은릴리스는자신의입술을매만졌다.

‘…아서가깨기전에잠깐해볼까?’

눈에붉은기운이어른거리는릴리스가아서에게다가가던그때,

“으음…”

아서가잠에서깨려는낌새가보이자릴리스는곧장눈을감고잠든연기를시작했다.

잠시아무런반응이없길래혹시다시잠든건아닐까,지각하지않도록깨워줘야하는게아닐까,하며걱정이들었지만,이내자신을감싸는아서의움직임에릴리스는안도와행복함을느꼈다.

매일매일을이렇게아서의품에서시작할수있다는것이얼마나행복한지.

릴리스는떨리는마음으로그의입맞춤을기다렸다.

그런데…

……

……

‘…?’

또다시움직임을멈춘아서.

무슨일인가싶어눈을떠볼까생각하던그때,

“어제는진짜너무하셨어요,릴리스.”

꾸욱-

‘?’

아랫입술을압박하는감각에릴리스는의아함을느꼈다.

왜아랫입술만건드린단말인가.

그리고방금그말은무슨의미였지?

지금이라도눈을뜨고입을맞춰야하나?

그런데그때,

스윽-

“!!!”

아서의손이아래를향해내려갔다.

드레스너머로느껴지는손의온기가점점아래로향했다.

마침내자신의엉덩이에멈춘아서의손길에릴리스는가슴이미치도록두근거리기시작했다.

‘아,아서가…내몸을…!’

어제의일이아서에게자극이된것일까.

대담해진아서의움직임에릴리스는기대감을품었다.

만약아서가마지막선을넘어버린다면그때부터는거리낄것이없어졌다.

아카데미고뭐고매일침대에서…

그런데그순간,

찰싹!

“히약?!!”

갑작스러운충격에릴리스는화들짝놀라며눈을떴다.

상황이전혀이해되지않은릴리스는어버버거리며완성되지못한말을늘어놓았다.

“에,에?아서?방금뭐…에?”

결국상황을물어보기위해원인제공자를불렀다.

“아,아서…?”

그러자고개를든아서는…

‘…응?’

눈동자를파르르떨고있었다.

빨갛게달아오른얼굴을한아서는,

“화,화장실좀다녀오겠습니다하!”

라는말과함께침대를박차고화장실로향했다.

그렇게지금의상황이된것이다.

졸지에혼자남겨진릴리스는상황파악을위해눈알을또르르굴리-

‘어?’

시야한구석에잡힌시계.

그러고보니오늘은월요일.

등교를해야하는날인데…

자리에서벌떡일어난릴리스는곧장부엌으로향했다.

상황파악이고뭐고일단아침부터만들어야했다.

앞치마를두르던릴리스는문득자신의둔부를쓰다듬었다.

솔직히아프지는않았다.

방금전에소리를지른것도갑작스러운상황에놀란거지아파서가아니었다.

애초에평범한인간이외신의몸에상처를낼수있을리가없다.

그리고아서의손에담긴힘이그리강하지않았다는것도한몫했다.

그러나화끈거리는감각만은남아있었다.

릴리스는그감각을음미하며둔부를천천히쓰다듬었다.

‘…나쁘지않을지도.’

—-

세면대에서머리를식히던나는내가왜화장실에와야했는지떠올렸다.

한숨을쉬며머리를든나는세면대를잠그고대신샤워기의꼭지를열고뒷처리를했다.

문제는…

‘아,안챙겨왔는데…’

급하게뛰어오느라옷장을들를새가없었다.

그렇다고다시입는건정신나간짓이었다.

혼자였을때는누가보는사람도없어서그냥알몸으로돌아다닌적이있건만,이런문제가있을줄이야…

‘…수건으로대충가리고나갈까?’

하지만그랬다가는안그래도불편한상황이더악화될것같았다.

어쩌지하며화장실안을왔다갔다하고있던그때,

벌컥-

문이열렸다.

“!!!!!!”

우왕좌왕일단수건으로하반신을가리자살짝열린문틈으로목소리가들렸다.

“어제자기전에옷안갈아입었지?여기새옷.”

문틀에각잡혀개어진옷이놓여졌다.

“얼른나와서밥먹어.지각하겠다.”

그말을끝으로릴리스는문을닫았다.

나는한동안굳은채로움직이지못하다가삐걱거리며옷으로다가갔다.

깨끗하게빨아진새옷에서는향긋한냄새까지났다.

역시릴리스는대단-

‘아니아니,그것보다방금릴리스의말투를보면…딱히신경안쓰는건가?’

평소와같은릴리스였다.

긴장이풀린나는2차로화장실바닥에주저앉았다.

‘다행이다…’

완전히미움받은줄알았는데,이렇게옷까지꺼내주다니…

상냥한릴리스의마음씨에가슴이따뜻해지는것같았다.

용기를얻은나는옷을갈아입고화장실을나섰다.

자라탕을비롯하여아침식사가차려진식탁에릴리스가앉아있었다.

그리고릴리스와시선을마주치려던그순간나도모르게고개를돌려버리고말았다.

‘부,부끄러워…!’

릴리스의용서와는별개로충동적으로저지른내행동이너무도부끄러웠다.

“얼른와서밥먹어.이러다늦겠어.”

릴리스의말에쭈뼛쭈뼛식탁에다가가자리에앉았다.

최대한릴리스를마주보지않도록고개를푹숙이고식사를했다.

릴리스도그런나를위해서인지아무말없이내식사를묵묵히기다려주고있었다.

침묵이흐르던그때.

“아서.”

릴리스의부름에나는손을딱딱하게굳혔다.

그런내손위로따뜻한무언가가올려졌다.

부드럽고따뜻한…릴리스의손이었다.

“방금왜그런건지말해줄수있어?”

역시이해가되지않을것이다.

내가생각해도참으로정신나간행동이었으니.

그러나일단이유는있었기에나는머뭇거리며그이유를입에담았다.

“…어제일때문에…”

“어제일?”

“…릴리스가저를묶고그…아무튼그런일을했잖아요.”

“했지.”

“그…그게좀…억울…해서……”

마지막말은개미가자신을부르는줄알고고개를돌릴수준으로작았다.

말을마치고고개를푹숙여버렸다.

도저히릴리스를마주볼수없었다.

“죄송해요…”

식사때보다더욱무거운침묵이나를짓누르는것같았다.

가슴이답답해지려던그때,

“왜죄송해?”

“…네?”

“왜죄송하냐고.”

“어…”

잠시대답을궁리하고,

“…자고있는릴리스를…갑자기아프게해서요…?”

궁리를했으나제대로된대답인지나도확실치가않아서끝부분이의문형으로끝났다.

그런불완전한대답이었음에도릴리스의반응은놀라운것이었다.

내손을놓고나를껴안은것이다.

따뜻한품안에안기니우울했던기분이깨끗히날아가는것같았다.

“죄송안해도돼.나는괜찮으니까.그리고…음…나도미안.네가그렇게억울해할줄몰랐어.”

“릴리스…”

마침내고개를들어마주본릴리스의얼굴에는따뜻한미소가걸려있었다.

예상했던경멸이나분노가아닌것이얼마나안심이던지.

나는릴리스의품에파고들며말했다.

“고마워요,릴리스.”

“뭐가?”

“용서해줘서요.”

“에이~딱히잘못도아니라니까그러네.오히려…음.”

뭔가뒤에말이더있을것같은말투였지만,

“아!시간!”

“…아!”

우리는동시에시계를바라보았고,이내헐레벌떡자리에서일어나나갈준비를했다.

준비를마치고고양이로변한릴리스를들어올린나는후다닥첫수업이있는교실로향했다.

복도를뛰어가는도중,

-아서,혹시말이야…

-네?

-이번점심시간에그…

머뭇거리던릴리스가말하길,

-…엉덩이,다시때려줄수있을까?

“?!?!”

쿠당탕!

릴리스의 말에 놀라발이걸려넘어져버린나는그날내인생처음으로지각을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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