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8
릴리스는홀린듯이그것에서눈을떼지못했다.
자기도모르게다가간릴리스는천천히입을벌렸다.
‘배고파.’
네크로노미콘에적힌대로그녀의주식은생명력뿐만이아니었다.
꼬르륵
릴리스는자신의배에서난소리에화들짝놀라몸을뒤로뺐다.
그리고자신이했던행동에대해스스로놀라입을막았다.
‘내,내가무슨짓을….’
정신을다잡은릴리스는그를조심스레욕조에서꺼냈다.
그게깨지않도록마법의보조를받아서천천히들어올렸다.
건조마법으로물기를날려버린릴리스는뽀송뽀송한상태의아서를들고침대로향했다.
“읏….차…..”
그를침대에눕힌릴리스는잠시고민하고는그대로이불을덮어주었다.
괜히옷을입혀주려다가잠에서깰수도있을것같았기때문이다.
그리고또머뭇거리더니…..
스윽
본인도이불속으로슬그머니들어갔다.
‘…바닥을고치기위해서….응,그걸위해서야.’
릴리스는조심스레아서의위로올라가몸을겹쳤다.
경량화마법은빼놓지않았다.
그리고천천히그의입술을자신의것으로덮었다.
츄….츄웁….
애가탈정도로느릿한움직임이었으나,그가깨지않으려면이정도가적당했다.
생명력을빨아들이던릴리스는 매번 그래 왔듯 그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흐윽…!”
분명생명력을빨아들이는데에굳이하지않아도될행위가섞이긴했으나.
릴리스에게는아무래도좋은것이었다.
“하아….사랑…흣….사랑해….아서어….츄릅…”
—-
‘…숨막혀.’
무언가가내입을막고있었다.
부드럽고따뜻한,또한촉촉한무언가가.
향긋한향기가콧속을찌르고달콤한타액이혀를간지럽힌다.
막혔던숨이다시통하게될적,나는눈을떴다.
그러자나는숨이막히는느낌을다시받았다.
도로입이막힌거냐고?
아니,내입은뚫려있었다.
그렇다면왜.
심장이터질것같이두근거려서,
미치도록행복한마음에두근거려서,
눈앞에존재가너무도사랑스러워서,
숨이막혀왔다.
그런내심정을안것일까.
그녀가내게입을맞추더니천천히숨을불어넣어줬다.
산소가공급되자그제서야머리가제대로돌아간다.
“…좋은아침이에요릴리스.”
“좋은아침아서.”
무의식적으로릴리스를끌어안으려했던나는그녀가이불바깥에있다는사실에의문을느꼈다.
‘어라?항상같이잤는데왜이번에는..?’
어쩔수없이몸을일으키려는데,릴리스가이불을꾹눌러서나를다시눕혔다.
“릴리스?”
어리둥절한표정으로바라보고있자니릴리스가속삭인다.
“그렇게나한테보여주고싶어?”
“…네?”
“변태.”
아니갑자기무슨말씀이신지…..어라?
그러고보니이불의거슬거슬한감촉이더세밀하게전해지는것같았다.
마치알몸으로이불을덮은것처럼.
이불속내상태를확인한나는.
“….?”
눈을천천히깜빡였다.
그리고다시확인한다.
“..???”
눈을비비고다시확인한다.
“?????”
…어?
사고가정지된다.
어라?
응?
에?
뭐지?
내가왜..?
고개를들자보이는것은릴리스의웃음기가득한얼굴.
“어제일기억해?”
“?!?!??!!?!??!”
어제무슨일이있었지?
설마봤나?
내가어제뭘-
봤으면어떡하지?
아,릴리스예쁘다.
잠깐,설마릴리스가….
휴,그건아니네.
아,그래서어제내가뭐했냐고!
뇌가과부하되어서터질것만같던그때.
“괜찮아아서?”
릴리스의손이내이마에올려졌다.
“얼굴이빨간데?어디아프기라도해?”
…이게다누구때문인데요!!
하지만릴리스의손이닿은덕분에머리가깔끔하게정리되었다.
“…어제무슨일이있었어요?제가왜….. ‘이런’ 상태인거죠?”
그러자의뭉스런미소와함께답하는릴리스.
“후훗,정말기억안나?아주뜨거운기억이었을텐데~”
뜨겁다뇨?!
“자,장난그만치세요!”
“푸흐흐….알겠어알겠어.반응이너무귀여워서계속놀려먹고싶단말이지…”
그제야릴리스는상황을설명해줬다.
내가샤워도중잠들어버렸고더위먹을까걱정한릴리스가침대로옮겨준이야기.
…뜨거운(샤워기물)이야기는맞네.
“그냥깨우시지그랬어요….”
“그렇게곤히잠들었는데어떻게깨워.”
“그래도….”
쪽
그만말하라는듯이짧게입을맞춘릴리스는몸을일으켰다.
“나는화장실에들어가있을테니까옷입어.”
릴리스는느긋한움직임으로화장실로향했다.
일부러천천히가고있다는것을온몸으로표현하는그모습이상당히불편했다.
마침내화장실문이닫히자곧장이불을젖히고일어나-
벌컥
“아참,아서.”
“?!”
일어나려던그자세그대로도로침대로뛰어든나는이불로몸을가렸다.
“옷세탁마법으로깨끗하게해뒀으니까그대로입어도돼.”
“네,넵!”
“그리고….”
릴리스의시선이가늘어지며내몸을가린이불로향했다.
“어차피다봤는데굳이가릴필요있어?”
“!!!”
얼굴로피가꽉꽉몰리는것이느껴졌다.
“빠,빨리닫아요!!”
“푸훗!알겠어~”
문이닫히자혹여나다시열릴까,한동안가만히문을노려보고있었다.
그러다가다급히몸을일으켜바닥에곱게접혀져있는옷을주워입었다.
‘역시다봤잖아!’
그대로자버린나를자책했다.
‘이런,바보멍청이…그걸못참고자버리기나해?’
거울을힐끗보자얼굴을잔뜩붉힌바보가셔츠에팔을쑤셔넣고있었다.
‘흐으으….릴리스한테내알몸을…..’
부끄러워서죽을것같았다.
그러다문득,떠오른생각.
‘…알몸…..나도언젠가는릴리스의알…..모…’
철썩!
곧장스스로의뺨을갈긴다.
“무무,무슨미친생각을..!”
잡생각말고빨리옷이나입-
꾸욱…
“…?”
바지가올라가다말았다.
뭔가싶어서내려다보자.
“아…..”
이런걸로반응하지말란말이다….
—-
아침은저번에도먹었던자라탕,장어구이,복분자벌꿀술였다.
늘그렇듯환상적인맛이었지만부끄러움으로음식이어디로들어가는지도모르는나는 맛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고개를쳐박고식사를하고있자니릴리스가은근한목소리로물어왔다.
“어때?”
“…맛있어요.”
“내음식은늘맛있지.그것보다…..”
잠시뜸을들인릴리스는.
“…몸에좀활력이돋는다거나,그런느낌은없고?”
활력?
“음….딱히그런느낌은없는데요.”
“…그래?”
뭐지..?
뭔가따가운시선이내볼에꽂히는기분인데….
찜찜한기분을애써무시하고식사를이어가려던그때.
달그락
내오른쪽에서식기가움직이는소리가들렸다.
나는화들짝놀라내오른쪽,그러니까릴리스를바라보았다.
“어….어어?”
놀랍게도릴리스는….
“우물우물….”
식사를하고있었다!
늘내생명력을먹었었고,음식을먹어도간단한디저트위주로만먹었던릴리스가….내옆에서평범하게식사를하고있었다.
“리,릴리스..?”
“응?왜?”
“…지금밥먹은거맞죠.”
“먹었지.”
멍하니바라보고있자니릴리스가웃으며말했다.
“너혼자밥먹는게좀어색해보여서같이먹어줄려고.저번에도말했잖아?”
…그랬었지?
하도중간에많은일이있어서까먹고있었다.
나는릴리스가식사하는모습을옆에서바라보았다.
가느다란손가락으로숟가락을들어올리는모습.
윤기나는입술이움직여음식을삼키는모습.
음식을씹을때이리저리움직이는하얀뺨.
꿀꺽삼킬때꿈틀거리는목울대까지.
‘…먹는모습도예술이네.’
사소한행동하나하나가아름다워보이면어쩌자는건가.
내시선을느낀릴리스와눈이마주쳤다.
그러자빙그레눈웃음을짓는릴리스.
그웃음에 그만, 정신이날아가버릴뻔한나는도로밥그릇에머리를쳐박고식사를했다.
옆을봐버리면더이상식사를이어하지못할것같았기에.
정신없는식사가끝나고벌꿀술로입을개운하게한나는뭔가이상함을느꼈다.
‘어라…조금모자랐나..?’
릴리스는어떻게인지는몰라도내식사량을철저히알고있었다.
매식사가지나치지도부족하지도않게항상적정량을지켰었는데.
오늘만큼은식사가끝났는데도살짝아쉬운느낌이남아있었다.
내얼굴을본릴리스가표정을굳혔다.
“미안.나까지먹다보니양조절이제대로안된모양이야.”
어떻게표정만으로그걸알아챈걸까….눈치한번기가막히시네.
“괜찮아요.점심을좀일찍먹죠,뭐.”
별로신경쓰지않는다는듯이 가볍게 말했지만릴리스는오히려더신경이쓰인모양이다.
“잠시만기다려줘.”
라고말하며자리를부엌으로달려가는릴리스.
달그락달그락식기가부딪히는소리가들리더니릴리스가무언가를가져왔다.
릴리스의피부처럼뽀얀색의길쭉길쭉한녀석들이쟁반에나열되어있었다.
“이게뭐예요?”
“가래떡.다른용도로쓸려고했는데상황이이러니그냥먹어야겠어.뭐,이렇게먹어도맛있으니까.”
떡이라면쌀처럼동부에서먹는음식이었다.
릴리스는유독동부음식에대해잘아는것같았다.
가래떡을토막낸릴리스는내게하나를건넸다.
그리고노란액체가담긴작은그릇을내쪽으로밀었다.
“꿀이야.찍어서먹으면더맛있어.”
릴리스가건넨가래떡을잡자기묘한감촉이느껴졌다.
질척하면서도부드러운느낌.
일단아무것도찍지않고그냥먹어봤다.
‘…무난하네.’
마치쌀같이베이스가될만한맛이었다.
두번째는릴리스의조언대로꿀을찍어서먹어보자….
“…헐.”
육성으로감탄이튀어나왔다.
“맛있지?”
“네.꿀만찍어도맛이확달라졌어요.”
“꿀이향이좀세서그래.어디나도맛봐볼까?”
릴리스도가래떡을하나들어올려서꿀에찍어입에넣었다.
“으음~달달하니좋네.”
그렇게한동안말없이가래떡을먹고있던그때.
“흐음….”
손에 가래떡을 쥔 릴리스가무언가를심각하게고민하는듯한표정을지었다.
가래떡을뚫어져라바라보던릴리스는내쪽으로고개를돌렸다.
“흐음….”
그러더니이번에는나를뚫어져라바라보는것이었다.
“…왜그러세요갑자기?”
뭔가소름돋는기분이었다.
“아니,뭐….”
아주잠깐,릴리스의시선이아래를향했다.
“…가래떡보다는훨씬컸는데…..”
“…?”
“대략두배….아니세배..?”
어리둥절한표정으로릴리스를보던나는이윽고그녀가말하는대상을눈치챘다.
얼굴이터질듯이달아오른다.
“지,지금뭐하시는거예요오!!!!”
“후훗,내가뭘?”
빙긋웃은릴리스는태연자약한태도로가래떡을들어올렸다.
꿀을듬뿍찍은릴리스는가래떡을입에물었다.
그리고…
“츄웁…츕…..”
“???”
갑자기가래떡을빨기시작했다.
“츄르릅….베에…..츕….”
심지어혀까지쓰면서!
“리,릴리스..?!”
내부름에릴리스는가래떡을쪼옥빨면서뱉었다.
포옹,하며가래떡이튕겨져나온다.
살짝비실비실해진것같은가래떡.
“왜?”
“그….뭐하시는거예요?”
“가래떡먹고있잖아?”
“…굳이그렇게먹어야해요?”
굳이그렇게적나라하게먹어야하냔말입니다!
이에릴리스가싱긋웃으며말했다.
“이러면꿀이제대로느껴지거든.아주깊숙히까지스며들어간….”
릴리스는한층낮아진,은근한목소리로말을이었다.
“꿀이….”
덜커덩!
의자를넘어뜨리며자리에서일어난나는삐걱거리는움직임으로고개를숙였다.
“잘먹었습니다!그럼전…..양치를하러…이만!”
그리고후다닥달려서화장실로들어갔다.
—-
졸지에혼자남겨진릴리스는자신이빨아드린가래떡을물끄러미쳐다보았다.
“…확실히이것보단컸는데….”
워낙부끄러워서제대로확인을못한것이못내아쉬웠다.
“흠.”
릴리스는고개를돌려화장실을쳐다보았다.
굳이감지를쓰지않아도지금화장실안에서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지는간단하게추측할수있었다.
“…너무놀렸나?”
타격감이너무좋아도문제다.
놀릴때그반응이너무귀여워서계속놀리고싶었다.
물론이번에는단순히타격감때문만이아니었다.
릴리스는식탁위로길게늘어졌다.
아서가 일어나기 전, 아침 일찍 그의옷에세탁마법을걸때똑똑히보았다.
안주머니가볼록하게튀어나와있던것을.
슬쩍만져보자딱딱한사각형물체가만져졌다.
보나마나그건….
릴리스는한숨을푹내쉬었다.
“하아…언제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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